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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ập 1: Ngoại trừ tôi, tất cả những người trở lại
  • 2025-06-09 16:21:57
< Prologue. 나 홀로 지구 >

때는 4월. 대학 새내기 유일한은 오후 두 시 사십오 분에 강의가 끝나자마자 아싸인 걸 누가 모르기라도 할까봐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경영관을 벗어났다.

누구 한 명 아는 이도 없으니 붙잡힐 일이 없을 텐데도, 그는 부지런히 걸어 코딱지만한 광장을 벗어나 언덕길에 접어들었다.

이변을 처음 느낀 것은 그때였다.

‘사람이 없는데. ’

오후 두 시 사십오 분에 끝나는 강의의 숫자는 그야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물론 그 많은 사람들이 유일한처럼 수업이 끝나자마자 집에 돌아가는 아싸는 아니겠지만, 광장은 물론이고 언덕길에도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축제는 아직 아니고. 뭐지. 내가 모르는 학교 행사가 있나? ’

설령 그렇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다. 유일한은 대학에 들어온 후로 초대된 모든 톡방에서 나가버렸으니까! 딱히 나가라고 압박을 받은 게 아니고 어디까지나 자의로 나간 거지만!

괜히 서러워진 유일한은 사람이 없건 말건 씩씩하게 언덕을 걸어 내려갔다. 사실은 셔틀버스를 타고 싶었지만 셔틀은커녕 지나가는 자동차도 보이지 않았다.

대학 안에서 민방위 훈련이라도 하는 걸까? 학교 규모 숨바꼭질이라도 하는 걸까?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스물 평생 여자랑 손도 잡아 보지 못한 사람도 여기 있는데 캠퍼스 안에 인기척이 없는 것 정도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그 생각은 학교 정문을 나온 순간 싹 사라지고 말았다.

“뭐야. ”

사람이 없다.

“뭐야! ”

사람이 없다!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 된 거야! ”

패닉 상태에 빠진 유일한은 바보처럼 같은 말을 반복하며 사방을 뛰어다녔다. 없다. 어디에도 없다. 단체로 소풍이라도 갔겠거니 하는 나사 빠진 생각은 불가능했다. 현실도피를 하기에는 상황이 터무니없이 지독했다.

없다. 사람이 하나도 없다!

오며가며 들르곤 했던 음식점을 유리창 너머로 살폈다. 테이블에 놓인 음식 그릇이 아직도 따끈하게 김을 피워 올리고 있었고, 의자는 조금 전까지 사람이 앉아 있었던 것처럼 살짝 뒤로 당겨져 있었다.

더구나 젓가락이며 숟가락 같은 것들이 아무렇게나 내팽개쳐져 있어, 마치 여태까지 그것을 쥐고 있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진 것만 같은 느낌마저 주었다.

다른 음식점과 가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뿐인가? 거리에 방치된 자동차들은 또 어떤가. 길에 가득 찬 자동차들은 주행 중인 상태에서 운전자를 잃은 것처럼 수십 중 추돌사고를 일으키고 있었고, 개중엔 불이 붙은 데다 기름이 새어 나와 지금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차도 있었다.

“제기랄. ”

상황파악이 전혀 되지 않는 상태였지만 저게 위험하다는 것만은 파악한 유일한은 땀내 나도록 뛰어 차가 전혀 없는 거리까지 나왔다. 아니나 달라 곧 펑! 영화에서나 들어본 폭발음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불기운을 머금은 후끈한 바람이 불어와, 그는 그것에 등을 떠밀리기라도 한 것처럼 더욱 빨리 걸어 그 장소를 벗어났다. 괜히 눈물이 나왔다.

간신히 사고가 이어지게 된 것은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을 때였다.

“일단 집에 가자. ”

가서 엄마가 해준 밥을 먹고 씻은 다음, 한숨 푹 자고 나면 달라질지도 모른다.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자 또다시 이런 바보 같은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엔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이 상당히 빨랐다.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야 이거. 씨X······ 뭐가 어떻게 된 거야. ”

유일한은 자신의 멘탈은 제법 강하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수많은 세월 홀로 모든 것을 이겨내 왔다. 그 결과 대학도 손에 꼽힐 만큼 유명한 곳으로 왔고, 앞으로도 이곳에서 혼자 잘 해나갈 자신이 있었다.

사람 인 자는 두 명이 기대어 있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라지만, 그런 나약한 것은 필요 없다. 자신은 홀로 꿋꿋이 선 숫자 1처럼 혼자서 전부 다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일한’이라는 자신의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나 혼자 다른 세상에 오기라도 한 거야, 뭐야······.”

자신이 처한 상황이 너무 황당해서 스스로 생각해도 바보 같은 소리를 지껄이고 말았다. 물론 변하는 것은 없었다. 버스는 오지 않았고 무리하게 뛴 탓에 다리는 점점 아파져오고 있었다. 점점 더 서러워져, 눈치 채고 보니 지면에 뚝뚝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대학생씩이나 되서 이런 일로 울고 있다니.

아니, 씨X. 이런 때 안 울면 언제 울어. 초등학교 때 따돌림 당한 것도 서러워 죽겠는데 지금은 종로구 단위로 따돌림 당하고 있잖아.

아무리 울어봤자 상황이 변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유일한은 금세 정신을 차렸다. 덥고 지쳤다. 일단 집에 가고 싶었다.

“걸어가자. ”

말을 해봤자 듣는 사람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누가 그의 말을 듣고 튀어나와 주기라도 할까봐 유일한은 크고 씩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한층 더 풀이 죽은 채 장장 한 시간 반에 이르는 귀갓길에 올랐다.

집에 왔지만 역시 어머니는 없었다. 아버지의 퇴근 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시계를 확인했지만 모든 시계, 심지어는 핸드폰이나 컴퓨터의 시계도 멈추어 있었다. 물론 아버지는 언제까지고 오지 않았다. 분명 몇 시간은 지났을 텐데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푸르기만 했다.

TV를 틀었지만 지직거리는 화면만 나왔고, 라디오도 마찬가지였다. 인터넷은 언제까지고 갱신이 되지 않았다. 정말로 인류가 지구에서 자취를 감춘 것만 같았다. 흘러가지 않는 시간 속에 유일한 혼자만을 놔두고서.

그나마 물은 나왔기에 샤워를 했고, 불은 나왔기에 라면을 끓였다.

“후우. ”

맛있다. 그 사실이 괜스레 더 서글퍼 울면서 라면을 먹었다.

배가 부르고 나자 이번엔 졸렸다. 사람이 없건 말건, 밤이 오건 오지 않건 일단 자야겠다. 혹시 자면 뭔가 변할지도 모르지. 그런 안일한 생각과 함께 침대 위에 누운 순간.

등 뒤에 하얀 깃털 날개를 달고 있는 아름다운 여자가 방 안에 모습을 나타냈다.

[헉, 진짜 있다! ]

첫 마디가 몹시 무례한 여자였다.

“누, 누구세요? ”

잘 땐 올 누드를 고수하는 유일한은 기겁하며 자신의 몸에 이불을 둘렀다. 여자는 그 꼴을 가관이라는 듯이 보다가도 문득 표정을 고쳤다.

[크흠. 당신이 인식하는 그대로 절 부르시면 됩니다. ]

“주거침입자? ”

[저는 신의 사자, 천사입니다. ]

그녀는 유일한을 노려보며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주어 자신이 천사라는 사실을 밝혔다.

유일한 역시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작스레 방 안에 나타난 시점에서 그녀가 범상치 않다는 사실은 파악하고 있었기에, 그녀의 고백에도 별로 놀라는 일 없이 자연스럽게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 정도로 놀라기엔 오늘 그가 겪은 일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생각은 현실을 너무 만만히 본 것이었다. 이어지는 천사의 말이 그것을 증명했다.

[시간이 별로 없으니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자면, 당신은 낙오되었습니다. ]

“······낙오? ”

유일한의 표정이 애매해졌다. 낙오는 그의 인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어였다. 초등학교 소풍 때 모두에게 잊혀 홀로 낙오된 것을 시작으로, 중학교 수련회, 고등학교 수학여행, 심지어는 대학교 MT에서도······.

[신께서는 지구가 대격변의 시기를 맞이했음을 인지하시고, 그것에 대비하게 만들기 위해 전 인류를 다른 무수한 세계에 나누어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째선지 당신 혼자만이 낙오되었습니다. ]

그런데 이젠 설마 했던 전 인류 단위의 낙오라니!

의식이 아득해졌다. 어떻게든 정신줄을 붙잡은 유일한은 천사의 말 중 자신이 이해하지 못한 것을 물었다.

“대격변이 뭐죠? ”

[지구의 경험치가 가득 차서 다음 단계로 레벨 업을 하는 것을 뜻합니다. ]

동네 조기축구회에 아버지 대신 끌려 나갔을 때처럼 태클을 걸고 싶은 의지로 충만해졌지만 유일한은 간신히 눌러 참았다. 그리고 물었다.

“레벨 업을 하면 뭐가 바뀌죠? ”

[지구에 보다 상위 체계의 에너지가 개방됩니다. 그것을 마나라고 부릅니다. 또한 아카식 레코드가 지구와 접촉을 개시하여 인간들에게도 그 기록의 일부를 볼 권리가 주어집니다. 그것을 스테이터스라고 부릅니다. ]

“굉장히 알기 쉬운 설명이네요. ”

[제가 좀 합니다. ]

천사는 유일한의 칭찬에 우쭐해하며 커다란 가슴을 쭉 내밀었다. 이때를 노린 유일한은 그런데, 하고 잽싸게 질문을 이어나갔다.

“왜 인류를 다른 세계로 보낼 필요가 있죠? 판타지 소설에서는 그냥 어느 날 갑자기 바뀌던데. ”

[지구에 마나가 개방된다는 것은 마나로 인해 진화한 동물, 그것을 몬스터라고 부릅니다만······ 그들과 대적해야 함을 뜻합니다. ]

그 정도는 마나라는 말이 튀어나온 시점에서 예상하고 있었다.

[인간보다는 동물이 더 마나에 적응을 잘 하기 때문에, 인류를 그냥 놔두면 대격변이 일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멸을 할 위험성이 생깁니다. 이미 그렇게 전멸한 세계가 수십 개도 넘기 때문에, 신께서는 지구의 인류가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마나에 적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셨습니다. ]

“그래서 이미 마나가 개방된, 다른 인간들이 있는 세계에 인류를 나누어 보냈다는 얘긴가요? ”

[물론입니다. 다른 세계의 인간들은 일정한 양의 스테이터스를 보수로서 제공받고 인류를 훈련시켜주겠지요. 물론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인간도 있을 수 있겠지만 그들까지 전부 돌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

그야 물론이다. 유일한이 들어도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가벼운 의문이 남아 있었다.

“몬스터라는 건 총으로 못 죽여요? 대포로도? ”

[상위 체계의 에너지로만 구성된 몬스터는 핵미사일로도 못 죽입니다. ]

“그럼 정말 인류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겠네요. ”

[물론이지요. 그렇기에 신께서는 위대하고 자애로우십니다. ]

천사가 다시금 쓸데없이 커다란 가슴을 쭉 내밀며 오만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를 노린 유일한은 최대한 서글픈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럼 나는? ”

[······.]

천사가 말을 잃었다.

“나는요? ”

유일한이 답을 독촉하자, 그녀는 유일한에게서 살짝 고개를 돌리며 한층 작아진 목소리로 답했다.

[아무래도 착오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

“시정해주세요. ”

[차표를 이미 다 끊어놓은 상황이라······ 다른 세계로 갈 수가 없습니다. ]

“입석도 안 돼요? ”

[안 됩니다. ]

“뭐 그런 개떡 같은 신이 다 있어! ”

유일한이 결국 폭발하자, 그의 심정을 헤아린 천사가 그를 달래려는 듯 이렇게 말했다.

[대신 낙오자 보너스가 있습니다. ]

“필요 없어! 나도 보내줘! ”

[전 인류가 다른 세계로 파견 나간 그 순간부로 지구에 적용되는 시간이 멈추었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인류가 귀환하여 지구의 시간이 다시 흐르는 그 순간까지 시간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 늙지 않는다는 얘기죠. 사실 이건 지구에 속해있는 다른 인류들도 마찬가지지만. ]

“나도 보내달라고! ”

[더구나 혼자 낙오된 것을 불쌍히 여기신 신께서는 대격변이 일어나는 그때 당신에게 스테이터스 보너스를 주기로 하셨습니다. 대단하죠? ]

땡깡을 부리다 말고 스테이터스 보너스라는 말에 솔깃해진 유일한이 고개를 들어 천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마나는? 나도 그걸 다룰 연습을 해야 될 거 아녜요. ”

[그것만은 대격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불가능합니다. ]

“아, 나도 보내줘! 나도 보내줘! ”

[안 됩니다. ]

다시 땡깡을 부리기 시작한 유일한을 눈앞에 두고 천사는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정말 안 되는 모양이었다. 신이라면서!

[신께서는 인류의 적응 기간을 10년으로 잡았습니다. 그러니까 그 동안만 힘내세요. 식사는 제가 조달하지요. ]

“······시간은 안 흐른다면서 배는 고파져요? ”

[세포는 늙지 않지만, 활동은 합니다. 그냥 늙지만 않는다고 생각하면 편하죠. ]

“그건 시간이 멈춘 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은데. ”

[마나를 다루는 연습을 하지 못하니 신체라도 단련해야하지 않겠어요? 잘 됐다고 생각하세요. 유일한 씨를 제외한 인류는 마나를 다루는 연습을 할 수 있는 대신, 지구로 돌아오면 육신에 일어난 변화까지 모두 리셋 되니까. ]

이걸 위로라고 하는 건지, 유일한은 한숨을 쉬며 천사를 째려보았다. 이 꼴에 처하게 된 건 전부 다 이 자식들 탓인데, 마치 선심이라도 부리는 것처럼 이것저것 거창한 말을 늘어놓고 있다니.

이래놓고 스테이터스 보너스인지 뭔지가 시원찮은 물건이라면 다 뒤집어엎어 버릴 것이다.

“후우······.”

10년이라. 여기까지 와서 비로소 유일한은 현실과 마주할 마음이 들었다.

10년? 그래. 설마 그 정도도 못 버티겠어. 타고난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자기 자신을 설득하며, 유일한은 마지막으로 남은 궁금증을 눈앞의 천사에게 토해냈다.

“왜 나만 빠진 거예요? 왜 나만 이 꼴이 된 거죠? ”

[다른 세계로 가는 인류 명단을 작성하던 신께서 끝내 당신을 찾지 못했습니다. 실로 경이로운 은신술이라고 말씀하셨죠. ]

“······.”

그렇게 유일한의 나 홀로 지구 생활이 시작되었다.

< Prologue. 나 홀로 지구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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